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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논문,건강

[책 리뷰] 환자와의 대화

환자와의 대화 원전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추천해주신 책 "환자와의 대화"이다. 알라딘 중고도서에서 구판 3500원 정도에 샀는데, 이 돈을 내고 이만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문장 하나하나에 고민과 무게가 담겨있다. 고마워요 브라이언. (그런데 네이버 정가는 신판 25000원이다. ㅎㅎ...왜일까) 그래서 이번엔 내가 밑줄 친 책의 주요 구절들을 소개해보는 글이 될 것 같다.

환자와의 대화


병원에서 환자와 의사는 동등한 관계는 아니다. 환자의 표현은 왜곡될 수도, 거짓말일 수도, 숨은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을 잘 파악해 내는 것도 의사의 능력일 것이다.

1.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와의 대화는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의사의 진지하고 인간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환자를 진찰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치료에 중요한 힌트를 얻어내는 경우가 많다. 말을 적게 할수록 현명한 의사다.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은 다른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 융퉁성 있고 폭넓은 질문이 문진의 요령이다. 그래서 "예, 아니오"만으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피하자. 의사의 말은 정확하고 분명해야 한다. 자신이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권위를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의사가 자신이 환자의 삶 속에 깊숙이 개입함이 정당하고 적절하다는 거의 "교만에 가까운 신념"을 가질 때, 환자와의 대화술을 포함한 모든 의술이 최상으로 발휘될 수 있다.

 

2. 모든 환자는 불안하다.

환자가 어이없는 반응을 보일 때는 그의 과거의 경험을 자세히 물어야 한다. .

.. 환자로 하여금 자기 불안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말로 표현되면 불안의 정체가 분명해지고 위험의 한계가 명확해진다. 불안을 숨기는 또 한가지 방법은 의사의 말을 가로막는 것이다. 환자는 의사보다 더 불안할 특권이 있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 앞에서 자신의 불안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3. 성난 환자에겐 이유가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환자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났는지를 알아내는 일이다. 화가 나 보이는 환자에는 화난 것같이 보인다고 말하는게 낫다. 분노는 죄가 아니라 보호기구이다. 분노가 자신을 향해 폭발할 때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자신을 파괴하는 무서운 병의 원인이 된다. 아무 이유없이 사람을 미워하게 될 때는 바로 자기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화가 쌓여도 표현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화를 내는 것을 아주 두려워한다. 이때, 내면에 은폐된 분노를 찾아 이를 적당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불안한가요?"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나요?" 와 같이 간단한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아무 이야기도 못하고 "별일없어요"라고만 말할 수도 있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 대신 갈등이 있다는 증거가 있나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갈등이 있을 만한데도 없다고 한다면 그것도 역시 주목해야 할 사항이다.

 

 

4. 지나치게 친절한 환자는 요주의

환자의 접근이나 입에 발린 칭찬에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 충고는 신중하게 한다. 다음의 세가지 사항이 분명해질 때까지는 어떠한 충고도 해 주어서는 안된다.

 

1.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다른 가족,친구,의사,책들이 이 환자에게 어떠한 충고를 해 주었나?

2. 누가 뭐라고 말했든, 무엇을 읽었든 상관없이 환자 자신이 객관적으로 어떤 것이 가장 옳다고 믿고 있는가?

3. 문제해결을 위한 그의 계획이 무엇인가?

 

5. 눈물은 대화를 방해한다.

 

6. 상실과 소외, 정신 착란증을 부른다.

환각이나 망상이 생기는 원인은 아주 단순하다. 이는 무서운 현실을 부정하려는 심리에서 기인한다. 알코올은 착란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것이다. 인간의 안정감과 현실감의 대부분이 친숙한 물건들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7. 우울증

의사는 어떤 신체질환에도 우울증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특히 회복이 너무 늦거나, 경과가 이상하거나, 병에 너무 지쳐보이거나, 증세가 너무 막연하거나, 또는 정상적인 감정이나 정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엔 일단 우울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환자가 피곤해 하고, 원기도 없고, 쉽게 피로를 느끼면 확실한 신체적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는 우울증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울증에 걸린 환자의 행동이나 말이 점점 느려지고, 질문에 대한 반응이 늦어지거나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고, 의사와의 대화에도 별 반응이 없으면 심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8. 정신질환

정신병 환자는 병든 부위는 보통 사람들과 현저하게 다르다. 하지만 병들지 않은 부위만큼은 정상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우울증 환자와 착란증 환자들을 대할 때는 무의식적인 상실감으로 시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9. 치료비는 당당하게 \

환자에게 액수 결정의 이유를 설명해 주고, 지불방법을 이야기한다. 환자가 묻기 전이라도 진료비는 대개 얼마가 될 것이며, 또 왜 그렇게 드는지, 혹은 환자 형편에 따라 경감한 내용까지도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다. 환자가 너무 비싸다고 이야기한다면 불쾌하게 생각하지 말자. 조용히 그렇다고 인정하곤, 아프다는게 사실 비싼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면 된다. 의사가 그 비용에 대해 혼자 책임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환자 앞에 놓여진 요인들을 알려주고, 앞으로 그가 처하게 될 상황들을 미리 내다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의사로서의 도덕의 책임이 아닐까?

 

10. 성 문제

성 문제는 남성과 여성에 대해 사회에서 이상적이라고 여겨지는 개념과 자신의 성적 취향의 갈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11. 어린이 환자

어린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시선을 부딪치지 않고 무관심한 것처럼 대하는 것이다. 의사가 가족 내의 문제로 상담 요청을 받았을 때에는, 가족 구성원 중 어떤 개인의 내적인 문제가 가족 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의사라는 위치는 가게를 열어 상품을 판매하는 자영업자와 다르다. 사람을 치료하고 구하는 사명에서부터 그 정의가 있으며 이 정의는 영웅으로서 여겨진다. 의사는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의사는 지식을 자랑하고 멋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주의깊게 말을 들어야 한다. *LISTEN* 이 책은 의사로서 대화의 자세에서부터 환자의 심리적 상태가 대화에 어떻게 드러나는지 잘 설명하는 컴팩트하고 군더더기 없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