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천연물이나 가공된 약재를 혼합,조제한 약물입니다. 그렇다면 한약에 들어있는 약재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각 약재의 특성과 귀경,효능,주치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 "본초"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연구된 약재들을 효과적으로 처방하기 위해서 그 비율을 연구하는 학문이 "방제"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본초"에서는 어떻게 약재의 특성을 연구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 전에 준비운동을 통해 기본적인 내용을 알아보고 가보겠습니다.
준비운동1: 건강기능식품=한약일까?
건강기능식품은 말 그대로 식품에 분류됩니다. =food. 즉, 질병 치료와 예방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약간의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한약은 말 그대로 약에 분류됩니다. =medicine. 즉, 질병 치료와 예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누구나 간편히 마트나 편의점에서 살 수 있고, 비교적 약성이 떨어지는 성분을 넣었기 때문에 과량 복용하거나 ,잘못 섭취시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숙취해소음료인 <상쾌환> 역시 한약재가 일부 첨가되지만(갈근,복령 등) 식품에 분류되고, 따라서 식품 정도의 효과만 기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건강기능식품을 먹으면서 치료의 효과나 예방의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한약의 경우는 다릅니다. 치료약의 의미로써 식품과는 다른 차원의 약재가 들어갑니다. 같은 이름의 약재라도 원산지,포제법 등에 따라 효능이 (당연히) 다르기 때문에 과량 복용, 오남용시 당연히 부작용이 생깁니다. 포제법에 관해서는 다음 글에서 설명하겠습니다. 한약을 마트나 편의점에서 살수 없고 한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받을 수 있는데는 이유가 있겠습니다.
준비운동2: 본초는 결과 귀납적 학문이다.
본초는 약재의 효능,주치,귀경은 수많은 임상적 결과를 토대로한 결과귀납적인 학문입니다. 그렇다면 준비운동을 마치고 이제 본초에서 어떤 기준으로 약재의 효능,주치,귀경,성질 등을 설명하는지 알아봅시다.
<본초>
1. 기미,형색취체
2. 귀경
3. 승강부침
4. 군신좌사
5. 배오
1. 기미란, 氣(기)와 味(맛)를 의미합니다.
기는 "한,량,온,열+평"으로 나눕니다.
"한"쪽으로 갈수록 차가운 성질을 가지며, "열"쪽으로 갈수록 따뜻한 성질을 가집니다.
"평"은 말그래도 평탄하다는 뜻입니다. 그럼 몸이 뜨겁고 열이 심하게 나는 경우에는 어떤 성질의 약재를 써야 할까요? 네. "한"한 약을 써야겠습니다. 추위를 심하게 타고 체온이 내려간 경우에는? "온,열"한 약을 씁니다.
맛은 크게 오미로 구분하였습니다.
"산,고,감,신,함"="신맛,쓴맛,단맛,매운맛,짠맛" 여기에 추가로 "담,삽"="無맛,떫은맛"을 추가하였습니다.
각각의 맛은 주재하는 작용이 있는데, 한 예로 매운 맛은 <발산,윤폐화담>하는 작용을 합니다. 우리가 먹는 식품 중에서 생각해봅시다. 박하사탕을 먹으면 코가 뚫리는 듯하고 폐의 가래가 조금 멑는 듯합니다. 청양고추를 먹으면 땀이 나고 코가 뚫리면서 침이 고입니다. 식품을 예로 들었어나, 약재는 식품보다 그 효과가 더 크겠습니다.
"형체"를 참고해서 약재의 성질을 연구하였습니다.
"향"은 큰 의미를 담당하지는 않습니다. 방향성이 큰 약재는 소화를 부드럽게 해줍니다.
"색"도 큰 의미를 담당하지는 않습니다. 결과 귀납적인 학문이므로 심장에 문제가 있을 때 붉은 색의 약재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약초가 붉으니까 심장에 써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2. 약을 쓰면 온몸 전체에 효과가 있지는 않습니다. 설사가 생기면 지사제, 소화가 안되면 소화제를 쓰는 것같이, 한약도 온몸 전체에 고루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경맥이나 장부에 주로 작용합니다. 이를 귀경(歸經)이라고 합니다. 경맥이나 장부에 대한 약재의 친화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역시 결과 귀납적인 이론입니다.
3. "승강부침"="up,down,exterior,interior"="위,아래,밖,안"이라고 보면 쉽겠습니다. 약재가 인체에서 어디로 가는지, 안쪽(장부)로 가는지, 피부쪽으로 가는지에 대한 이론입니다.
4. "군신좌사"="주된 약+보조약"으로 방제를 구성하는 기준입니다. 약성의 경중, 배합량의 다소, 주치증과의 연관성을 따져서 치료적 효과가 커지도록 비율을 조절합니다.
5. "배오"는 "칠정"이라고도 하는데, 약재가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말합니다.
A+B를 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는지(상수), B가 A를 도와줄 뿐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지(상사),A와 B의 성질이 약화되었는지(상오)...등등에 따라 7가지로 나뉩니다.
이렇게 본초에서는 아주 복합적으로 약물의 특성을 연구합니다. 기미만을 따지지도 않고, 귀경만을 따지지도 않습니다. 이들 전체를 다면적으로 따져보고, 환자에 맞는 약재를 또다시 방제를 통해 더 효과적이게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방제를 통해 처방된 한약과...같은 구성 비율을 알아내서 시장에서나 인터넷으로 약재를 각각 구매하고 집에서 탕약을 만들어 먹어도 효과가 비슷할까요? "😒
※절대 아닙니다.※ 이에 대해서는 분량상 다음 글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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